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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여이연/여/성이론

여성이론 통권 제33호

발행일: 2015.12.05 저자: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부
 
 책 소개

퇴행의 시대, 페미니즘을 급진화하기

 주요내용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성애로 오인하고, 신자유주의 시대의 불안정한 삶이 주는 불안을 혐오로 유희삼아 여성에게 투사하는 퇴행적 시대, 이것이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퇴행적 현상이 사회적, 경제적 불안을 자양분삼아 점점 더 확장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시대적 징후를 앞에 두고 페미니즘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페미니즘이 상상해왔던 새로운 사회, 새로운 관계는 끝없이 연기되다 마침내 불가능한 꿈으로 남고 말 것인가? 페미니즘을 무력화시키려는 여러 기도들에도 희미한 기대를 붙잡고 가능성을 상상하고 개입해야 하는가? 페미니즘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나 한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한 논의를 해보기 위해 다시 페미니즘을 소환하기로 하고 기획 특집을 ‘퇴행의 시대, 페미니즘을 급진화하기’로 잡았다.

 

기획 특집】은 먼저 임옥희가 퇴행의 시절을 맞아 여성주의가 담보할 수 있는 급진성은 무엇인지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질문은 ‘보편적 여성’의 가능성이 사라진 지금, 개별 욕망과 정체성에 따라 여성들이 산개되어 있고, 그들 여성들의 욕망이 무엇인지 조차 따라잡는 데도 어려움이 있는 페미니즘이 무엇으로, 누구와 연대하여 급진적인 정치성을 설득해 낼 수 있을지 그 대상과 조건을 검토하는 일이기도 하다. 때문에 필자는 촘촘한 질문의 그물망을 던지며 급진성에 대한 근본적 사유로 이끌어간다. 이어 이현재는 페미니즘이 기실 차이 인정을 위한 투쟁이고, 그 내용이 재/분배 투쟁과 분리될 수 없음을 지적하면서 인정투쟁과 재분배 투쟁과의 연관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는 작업으로 들어간다. 필자는 그 방법론으로 인정투쟁의 관점에서 경제와 정치를 재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주장하면서 구체적 실천 사례로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검토한다. 여성주의자들로부터 시작된 살림사협은 그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변화까지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의 논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이은실은 섹슈얼리티를 계속 연구해온 연구자로서 최근 번역되어 출간된 게일 루빈의 선집 󰡔일탈󰡕이 출판시장에서 놀라울 정도로 소비되는 것과 위안부 피해자의 피해자성의 조건을 묻는 다큐 <레드마리아 2>가 제기하는 질문을 통해 여성주의 내부에도 보수적인 성담론이 남아있음을 지적하고, 퇴행을 거슬러 가기 위해서는 다시 성을 급진적으로 사유할 필요가 있다고 기획 의도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논문】에서 유화정은 동거 비혼 커플들에 대한 심층면접을 통해 젠더가 ‘가족’하기 라는 형식 속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여전이 결혼중심의 가족제도를 보이는 우리 사회에서 특히 동성애 커플이 나름의 저항과 수용을 통해 젠더관계를 재구성해나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여성이론가】에서 박미선은 감정연구 이론가인 로렌 벌랜트를 소개하고 있다. 벌랜트는 친밀성, 섹슈얼리티, 정서가 사회적·공적 영역을 형성하는데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이론가이지만 우리에게 아직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이론가이다. 근래 들어 감정이 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벌랜트의 연구 내용에 대한 소개는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페미니즘 라이브】에서 유민석은 남성들의 여성혐오에 대한 미러링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갈리아의 활동을 철학자 레이 랭턴의 언어행위이론을 통해 의미성을 조명한다. 메갈리안들의 활동에 대해 동일한 혐오를 생산하는 또 다른 혐오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필자는 피해당사자들의 발화와 저항이 여성혐오의 효과들을 좌절시키고 불능케 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어 메갈리아에 대한 찬반 논의에 이론적 도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미니즘 사용설명서】에서 임국희는 레베카 솔닛의 책에 나오는 ‘핫’한 단어 ‘맨스플레인’을 가져와,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어떤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점검해보이면서 여성에게 화자로서 가능한 몇 가지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논의는 발화와 권력과의 관계에서 위의 유민석의 논의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 두 글을 비교하여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문화 텍스트】에서 김홍미리는 지난여름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진보논객의 데이트 폭력사건의 결과를 되물어보고, 그에 대해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 (진보)남성들의 침묵의 공모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글을 보내주었다. 김남이는 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참석한 ‘분노할 때 그녀는 아름답다’의 감독 메리 도어와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의 감독 플로랑스 티소와 인터뷰한 내용을 실어주었다. 페미니즘 운동, 여성으로서의 삶과 같은 질문들은 필자의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에게도 관심 있는 것들이어서 이들 두 감독의 영화를 본 독자들이라면 영상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며 더 많은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호의 【주제서평】은 여성주의라는 수식어를 달고 처음으로 출간된 단행본인 󰡔여성주의 경제학󰡕에 대한 이해진의 리뷰를 싣고 있다. ‘여성주의 경제학’은 경제분석이 젠더라는 관점을 통하게 될 때 그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삶과 경제가 연결되는 지점을 통해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찾는 작업이기도 해 여성정책이나 여성노동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들에게 유용한 접근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번호의 【리포트】는 세편이다.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청소년인권운동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여성주의 강좌에 참여했던 수수는 강좌에 대한 소회에 더해 청소년인권과 여성주의의 유기적 연대의 필요성과 방법을 제안하고 있어 여성주의 진영이 관심있게 보아야 할 것 같다. 도균은 성매매특별법 위헌 제청과 관련하여 열린 간담회(성매매특별법 위헌인가?: 성매매특별법 위헌제청 공개변론의 쟁점과 성매매정책의 방향)에 참석한 뒤 거기서 오간 논의들에 대해 당사자로서의 소감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도균의 글 중, 자신이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어떻게 규정되는 지에 관한 부분은 필자의 지적처럼 성매매를 둘러싼 여성주의 진영의 복잡한 지형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매우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현은 드물게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여성영화제, ‘천안여성영화제’가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나가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제 여섯 살의 나이로 접어든 영화제가 제대로 안착하여 필자의 기원처럼 열 살이 될 때 어떤 성장을 보일지 여기 리포트에 다시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 소개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여성들의 역사를 다시 쓰고 대안문화를 만들며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새로운 시대의 이론적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성연구자들의 모임이다.여성문화이론연구소
우리는 역사를 다시 쓰고 대안 문화를 만들며 새로운 이론을 생산하고자 한다. 
여성이라는 현재의 정체성을 만든 역사에 균열과 틈새를 내겠다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제호 <여>와 <성>사이에 빗금(/)을 그었다. 
기존의 여성이란 남성을 상정하지 않고는 자존적일 수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여성에 틈새를 내는 여/성의 이론을 만들어보려 한다. 
여성이라는 요상한 이름과 성이라는 기이한 이름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 
다시 쓰는 행위는 여성주의적 주체의 역사를 창출함을 의미한다. 

 목차

[기획특집] 퇴행의 시대, 페미니즘을 급진화하기
․ 퇴행의 시절: 성, 사랑, 혐오 / 임옥희
․ 인정투쟁의 급진화: 인정투쟁의 시각에서정치와 경제를 재구성하다 / 이현재
․ (다시) 급진적으로 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 / 박이은실

[논문]
한국사회에서 동거 커플, 그리고 그들의 복잡한 젠더 실천과 가족 ‘하기’ / 유화정

[여성이론가]
로렌 벌랜트: “잔인한 낙관주의”와 신자유주의 시대의 감정 / 박미선

[페미니즘 라이브]
혐오발언에 기생하기: 메갈리아의 반란적인 발화 / 유민석 

[페미니즘 사용설명서]
맨스플레인, 폭로의 정치를 넘어서 / 임국희

[문화/텍스트]
․ ‘청년진보논객’ 데이트폭력 폭로로 달궈졌던 6월의 여름날을 기억하며 / 김홍미리 
․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혁명적이다”—<분노할 때 그녀는 아름답다> 의 감독 메리 도어,
<나는 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의 감독 플로랑스 티소와의 인터뷰 / 김남이
․ 새로운 주체의 부상과 태도로서의 무대–서울변방연극제의 담론들 / 임인자

[주제서평]
젠더라는 렌즈를 통해 보는 경제학 / 이해진

[리포트]
․ 청소년인권운동과 여성주의, 그 “그렇고 그런 사이”에 관하여 / 수수 
․ ‘성매매특별법 위헌 제청 공개변론의 쟁점과 성매매정책의 방향’ 간담회에 덧붙이는 방백 / 도균 
․ 천안여성영화제, 열 살을 고대하며 / 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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