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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키움

[제95차 콜로키움] 왜 어떤 몸은 다른 몸보다 우월한가?: 미국 노예제, 흑인 여성의 몸, 그리고 저항의 정치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제95차 콜로키움 
<왜 어떤 몸은 다른 몸보다 우월한가?: 미국 노예제, 흑인 여성의 몸, 그리고 저항의 정치>
 

 

왜 어떤 몸은 다른 몸보다 우월할까? 인간은 왜 어떤 몸들을 열등하다고 낙인찍고 폭행하며 착취하고 심지어 죽일 수 있는 존재로 허용하는 것일까? 페미니스트 작가 수나우라 테일러(Sunaura Taylor)에 따르면 특정한 몸이 다른 몸보다 더 큰 가치를 부여받는 상황은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이는 모두 인위적으로, 편견과 선입견을 내재한 채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 부인과의 기원과 노예제도의 공모 관계는 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다. 미국 노예제 시기 노동력 착취의 수단이자 쾌락과 재생산 수단으로 활용되었던 여성 노예의 몸은 심지어 의료용 실험 수단으로까지 활용되었다. 의학적으로 살아 있는 여성의 몸은 부인과 의술을 익히는 실습도구가 되었고 죽은 노예의 몸은 병든 생식기를 활용해 부인과 연구 및 교육자료로 쓰였음을 미국 교과서들이 증명한다.
백인 사회는 과학의 이름으로 흑인 여성 노예들의 몸을 ‘슈퍼바디’라 명명했다. ‘슈퍼바디’가 된 흑인 여성의 몸은 노예제도가 유지되는 동안 노동력 착취는 물론 성적 착취, 재생산을 위한 도구가 되었다. 해리엇 제이콥스, 노예 실리아, 마가렛 가너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백인 사회는 흑인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와 범죄를 모조리 정당화할 과학적 논리를 개발했다. 여성 노예들이 유인원에 가깝기에 고통에 둔감하다, 성욕을 주체할 수 없는 짐승과 같다, 성적으로 문란해 생식기 질환이 백인 여성보다 빈번하다 따위의 입증할 수 없는 주장이 쏟아졌다. 인종주의가 과학적 정설로 둔갑하면서 흑인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는 인종주의의 미명 아래 정당화되었다.
이 발표에서는 역사적인 상황에 따라 어떤 몸이 우월/열등하게 평가되는지, 무엇이 몸을 가치 있는 것, 착취할 수 있는 것, 유용한 것 혹은 쓰고 버릴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왜 특정한 몸이 표준으로 제시되고 다른 몸들은 그 표준에 견주어 제시되는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 발표: 김인선(사회: 문은미)
● 일시: 7월 1일(금) 저녁 7시 30분
● 장소: 온라인 줌(메일로 참여링크를 보내드립니다)
● 신청: 신청폼 작성 후 제출(~6/30까지), 참가비 자율납부(국민 411401-01-184386 예금주: 사단법인여성문화이론연구소)
  *신청 링크: https://forms.gle/z8uqC2oqowCDe1xGA
● 문의: 02-765-2825, gofeminist1020@gmail.com
 
발표자 소개
서양 여성사를 공부하고 있다. 사람들이 기억하지 않으려는 역사를 드러내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 역사는 승자의 이야기를 기억하기 때문에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는 역사 연구의 주된 관심사로 부각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역사책에 실리지 않은,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거의 모든 권리를 박탈당했던 소외된 여성들에게 빼앗긴 존엄을 돌려주는 작업이야말로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고 나를 발견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여성, 소수자, 타자화된 이들의 관점에서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